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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1000자 감동사연]우정이 가져다준 희망

작성자
살**
작성일
2000-09-28
댓글
0
조회수
818
※ 아래 내용은 코오롱그룹내에서 지난 8월 시행한 [사내 1000자 감동사연 공모전]에 응모된 내용 중 우수작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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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릉"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귓전을 스쳤다. 누구에게나 기다리지 않는 시간이 있는 법이지만 그 시절 나에겐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미치도록 싫었다. 어깨에 가방을 둘러매고 조용히 교실 뒷문을 나섰다. 가능한 느린 걸음으로 교무실로 향하는 내 뒤에선 급우들의 왁자지껄한 잡담들이 다른 세상의 모습 같았다. 나도 그네들처럼 걱정 없이 살고 싶은 맘이 하나 가득했다. 교무실문을 여는 순간 담임선생님의 얼굴이 굳은 화석처럼 두눈에 들어왔다. "설희정. 벌써 4/4분기 등록금영수증이 나갔는데 너는 2/4분기 등록금조차 안내고 있으니 어떡할래? 내일내일이 도대체 몇번째인지 모르겠다. 나도 정말 지겨워죽겠다. 응?" 다른 선생님들의 시선에 등이 따끔거렸다. 어떻게 교무실을 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학교정문을 나서고 나서야 두눈에서 눈물 한가닥이 흘러내렸다. 너무나 자존심이 상해서, 길을 걷다가도 달려오는 차에 뛰어 들고 싶은 생각을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지금 다시 그시절을 떠올리면 왜 그리 어리석은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여고1년생인 나에게 그생활은 지옥이였다. 떨어지는 눈물속에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몇해전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집안 살림은 나날이 기울어져만 갔다. 대학은 꿈에도 못꾸고 어쩌든지 빨리 졸업해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여상에 입학했지만 이러다간 여상마저도 졸업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설움만 복받쳐 올랐다.
"희정아 같아가자"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뒤를 돌아보니 친구들이 뛰어왔다. "희정아 할말이 있어 우리 라면먹고 가자"라는 친구들의 권유에 마지못해 분식집엘 들어갔다. 라면을 먹은후 머뭇거리는 친구들중 한명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내앞에 내놓았다. 꼬깃꼬깃해진 봉투안에는 당시로서는 큰 돈인 2분기분의 등록금이 들어 있었다. "네가 자존심 상해할까봐 많이 망설였어. 하지만 우린 친구니까 네 고통을 나누고 싶었어"라는 친구의 말에 난 그만 큰소리로 울고 말았다. 세명의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도 하고 용돈을 모아서 그 큰돈을 만들어 준 것이다. 암흑같은 세상의 빛이라고 해야할까? 십여년이 지난 지금 친구들은 그때의 일을 새까맣게 잊고 살겠지만 나는 그네들을 만날때마다 한번도 그일을 잊어본적이 없다. 그돈은 나에게 등록금 이전에 우정으로 다가왔으며 지금도 내 맘속에 한줄기 빛이 되어 남아있다. ''고맙다 친구들아 너희들이 나에게 준건 돈이 아니라 희망이였어. 평생 잊지못할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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