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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공유

그곳엔 겨울이 깊어간다.

작성자
배**
작성일
2001-01-04
댓글
0
조회수
577
부산 서면 한 복판 어디 쯤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간선 도로 쪽에 한적한 작은 공간이 있다. 우린 그 곳을 스스럼 없이 그냥 약속이라도 한듯 공원이라 부른다. 그 한적하고 조용한 느낌의 그 공간으로 할 일을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오전을 지나면서 더 정다와진 햇살이 그 작은 공간을 서둘러 찾아들 때 쯤이면 이미 실직을 당한 사람들로 꽉 찬다. 그 사람들. 하나같이 옷은 초라하고 얼굴은 초체하다. 밥대신 아무렇게나 들여마신 소주 덕분으로 얼굴은 더 컴컴하게 꺽어져 있고 나태한 수염만이 해 떨어진 골목처럼 그러하다. 그들은 모두가 아직도 한참 일 할 수 있는 젊은 나이들의 사람이다. 그 어두운 무리들로 들끓는 한 쪽엔 아주머니 들이 쉴새 없이 끓어올리는 오뎅 국물의 김이 그 쓸쓸한 풍경을 더 허기져 보이게 한다. 가끔씩 그 나태한 죽음의 지대같은 그 곳으로 장사하는 아줌마들의 화려한 웃음이 그 풍경에 맛소금처럼 어우러 질 때면 그곳은 어둠의 굴 저 쪽 편에서 비추어오는 한 올의 햇살같은 슬픈 공포마저 느껴진다. 어느날 그렇게 열심히 하던 일을 잃어버리고 모두가 실직자란 이름을 너무나 쉽게 얻어버린 그들. 그 이른 아침 부터 삼삼 오오 짝을 짓듯 하나 같이 모여든 사람들.그들 맞은 편 쪽엔 너무나 거대하고 화려한 백화점이 있는데.그들에겐 그 바로 바라다 보인는 그 곳인 그 백화점은 어느 전설속에 그들 스스로가 묻어버린 신화 같은 곳으로 이미 되었는지 모른다. 저 초라한 무리의 사람들과 그렇게 거대한 소비의 왕국인 백화점의 사이에서 난 심한 현기증을 늘 일으키고 만다. 그 가련한 무리의 사람들속에 어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난 하려한다.내가 우연히 일을 하면서 알게 된 한 노신사가 있다.그 노신사는한때 어느 은행의 간부직으로 퇴직한 분이다. 그 분은 가끔씩 그 공원을 들리곤 하신단다. 왜냐면 그 곳엔 자신이 같이 한 직장에서 몸담아 일하던 그의 동료를 보기 위해서다. 그의 동료는 퇴직하여 남처럼 얼마 쯤의 돈도 있었다 한다, 그런데 그 뒤엔 그의 돈을 노린 존재들이 있었다 한다. 퇴직을 한지 얼마 쯤 않되어 그는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그 돈을 모두 사기 당해 버렸다 한다. 그날 그 이후로 아내와 자식마저 그의 곁을 모두 떠나버렸다 한다. 그 이후로 그는 너무나 순식간에 망가지어 돈 한푼 없는 알거지로 전락하여 바로 그 공원에서 거의 거지처럼 생활하고 있다 한다. 그런 그 사람을 만나서 따끈한 국물있는 밥 한 그릇이라도 사주고 싶어 그 노신사는 그 곳을 가끔씩 수몰되어려 이제는 영원히 찾아 들 수 없는 그립고 또한 서러운 고향을 찾아오듯 그 곳을 찾곤한단다. 그 노신사. 그리고 그 노신사에게 그눈물어린 밥 한 그릇을 대접 받으며 그 고마움의 눈물마저 모두 말라버린 지 너무 오래인 그 기막히기 까지한 그 사람. 그 노신사는 그 기막힌 그 늙은 한 사람을 위한 그 작은 공원 같은 아름다움의 작은 그 속의 공원 하나 그 가슴 안에 집 지워 놓고 그의 굶주린 배를 늘 잊지 않고 살겟노라고. 그 노신사. 아스름한 세월이 유독히 슬프지 만은 않고 내 어머니의 삭은 무릎처럼 그 진한 그리움 몰려드는 그 한적한 오후에 난 그 노신사를 오래 기억하고 싶으다.이렇게 한 해는 어느새 나를. 한없이 지친 나를 총총히 버려두고 내 시야를 벗어버리고 나에겐 언제나 이별이 되어버리고 만 그 숱한 여행속의 여윈 풍경처럼 떠나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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